벤 칼슨이 금을 갖지 않는 진짜 이유는..
요즘 금이 심상치 않습니다.
2025년 들어서만 금값은 60% 넘게 올랐고, 최근 몇 달간만 해도 3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완화 기대,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정부의 재정 불안 등을 이유로 금을 다시 ‘최후의 안전 자산’으로 불러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이 정도면 포트폴리오에 금 한 덩이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요.
하지만 벤 칼슨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나는 금을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앞으로도 가질 계획이 없다.”
그의 주장은 단순히 취향이나 고집이 아닙니다.
그가 말하는 이유들은 하나같이 오랜 투자 철학과 역사적 데이터 위에 세워져 있으며,
투자자로서 감정과 유혹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오랜 시간 다듬어온 원칙의 산물입니다.
칼슨의 이야기는, 단지 금이라는 자산을 넘어서
우리가 무엇을 사고 무엇을 피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그는 말합니다.
“투자란 결국 자신이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소유하지 않는지를 명확히 아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금을 포트폴리오에 넣지 않을까요?
그는 투자 자산을 선택할 때 반드시 물어야 할 질문을 던집니다.
“이 자산은 생산적인가?”
즉, 스스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인가 하는 것입니다.
주식은 기업이 이익을 내고 배당을 줍니다.
부동산은 임대 수익이 발생합니다.
채권은 이자가 나오죠.
하지만 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보관해도, 쥐고 있어도, 거기서 배당 한 푼, 현금 흐름 하나 나올 게 없습니다.
단지 가격이 오르기를 바라는 수동적 투자일 뿐입니다.
이 점이 칼슨이 금을 ‘투자 자산’이 아닌 ‘기대 자산’으로 분류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그가 금을 신뢰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금이 가진 역사와, 위기 상황에서의 역할도 인정합니다.
문제는 금의 수익 패턴이 너무 들쭉날쭉하고 예측 불가능하며, 장기 수익률이 실망스럽다는 점입니다.
그는 1970년대와 이후 50년간 금의 흐름을 자세히 돌아봅니다.

금은 1970년대에 정말 눈부셨습니다.
그 배경에는 닉슨 대통령의 브레튼우즈 체제 종료, 즉 금 본위제의 붕괴가 있었습니다.
금값은 당시 연평균 30% 가까이 올랐습니다.
당시에는 치솟는 인플레이션, 오일쇼크, 달러 약세, 정부의 과도한 지출까지 모든 악재가 겹쳐 있었고,
금은 이 불확실성의 시대에 최고의 피난처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찬란함은 1980년을 기점으로 갑작스럽게 멈췄습니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걸쳐 금은 무려 70% 가까이 하락했고,

그 후로 20년 넘게 제자리에서 맴돌았습니다.
단지 제자리였던 게 아니라, 실질 수익률로는 오히려 마이너스였습니다.
무서운 사실은 이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경우, 금은 1980년대 초에 기록한 고점을
무려 40년 가까이 지나서야 회복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흐름을 경험한 자산이라면, 장기 보유는 굉장한 인내심과 확신 없이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 금이 다시 떠오른 것은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붕괴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부터였습니다.
주식 시장이 힘을 잃고 있을 때, 금은 위기의 시대에 다시 안전자산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2004년 금 ETF(GLD)의 출시는 결정적이었습니다.

금 투자를 어렵게 느끼던 일반 투자자들이
이제는 실물 보관 없이도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2011년 여름, GLD는 한때 S&P500 ETF(SPY)의 운용자산을 앞지르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금에 열광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그 기세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10년간 금은 다시 정체기를 맞이했고,
다른 자산군들과 비교하면 성과는 초라했습니다.
2010년대, 미국 주식 시장은 연평균 약 14%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금은 연 3%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물가상승률보다 약간 나은 정도였지요.
칼슨은 이런 역사를 종합해 이렇게 말합니다.
“금은 너무나 드라마틱한 자산입니다.
좋을 때는 좋지만, 나쁠 때는 10년 넘게 당신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가장 결정적인 비교는 1980년부터 2019년까지,
약 40년간의 금과 S&P 500의 총 수익률입니다.
금은 이 기간 동안 197%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S&P 500은 8,242% 올랐습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금은 약 2.8%,
S&P는 11.7%에 달합니다.
문제는 여기에 인플레이션이 약 3.1% 수준이었다는 점입니다.
즉, 금은 40년 동안 실질적으로 돈을 잃는 자산이었습니다.
물론, 반론은 있습니다.
“1970년대 폭등장을 포함시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말이죠.
실제로 1970년부터 계산하면 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약 8.5%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하지만 칼슨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면 그 8.5%를 얻기 위해, 30년 넘게 손실 구간을 견뎌야 합니다.
그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방식의 투자 전략이 아닙니다.”
그에게 금은 마치 '유물'처럼 느껴집니다.
역사와 전통은 있지만, 혁신과 성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차라리 비트코인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물론, 둘 다 수익을 만들지 않는 자산이라는 점은 같지만,
비트코인은 기술적, 구조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판단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칼슨이 금을 아예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인정합니다.
금은 역사적으로 가치 저장 수단이었고,
시장 위기 때 방어력이 있는 자산이며,
다른 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아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가 있다는 것을요.
그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나는 분산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자산을 들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언제나 자신이 왜 특정 자산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왜 어떤 자산을 갖고 있지 않은지,
그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요즘처럼 금값이 치솟고,
남들이 모두 금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있을 때
자신이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짜 투자자는
그럴 때일수록 자신이 세운 원칙을 되짚어보고,
감정이 아니라 논리로 움직입니다.
포모(FOMO), 즉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두려움’은
투자자라면 누구나 겪는 감정입니다.
하지만 그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결국 투자자로서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는 게
칼슨의 일관된 철학입니다.
사람마다 판단은 다를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금을 보유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아닌 경우도 있을 겁니다.
중요한 건, 그 선택이 자신의 원칙에서 비롯되었는가입니다.
금 사려고 했는데.. 안사야겠네요..ㅎㅎ
'┖ ❦ 투자 생각 > 주식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찰리 멍거의 50% 하락의 법칙, 진짜 부자를 가르는 냉정한 투자 원칙 (0) | 2025.10.26 |
|---|---|
| 트럼프는 앞으로 어떻게 할까? 로마 제국에서 답 찾다. 개인 외교와 ‘팍스 아메리카나’의 부활 (0) | 2025.10.24 |
| AI 시대에도 가치 투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워런 버핏 투자 철학이 기술보다 오래가는 이유 (0) | 2025.10.23 |
| 엔비디아 투자해도 될까?-노벨상 수상자들이 말하는 ‘창조적 파괴’의 법칙 (0) | 2025.10.23 |
| 중국은 어떻게 세계 희토류 산업을 지배하게 되었을까? (0) | 2025.10.22 |
| 엔비디아의 왕좌에 도전장? - AI 칩 경쟁에 대해서 (0) | 2025.10.22 |
| AWS 장애 사태: Reddit부터 벤모까지 멈춘 이유와 클라우드의 현실 (0) | 2025.10.21 |
| 핵융합 2편 : 미국 DOE 핵융합 로드맵 발표와 워런 버핏의 ‘숨은 한 수’ (0) | 2025.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