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의 끝자락에 서 있으면 시장의 공기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숫자보다 심리가 먼저 움직이고, 정책보다 매물이 먼저 반응합니다.
요즘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제 체감도 그렇습니다. 26년을 앞둔 지금,
시장참여자라면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할지 차분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금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공급매물이다
25년 하반기 주택시장은 한마디로 공매물난입니다.
매물은 줄어드는데 대기 매수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세난과 분양난이 동시에 겹치면서 무주택자와 갈아타기 수요 모두가 매매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25억원을 넘는 초고가 시장은 숨을 고르는 모습이지만, 15억원 안팎 중저가 시장은 거래가 꾸준합니다.
특히 10억원 이하 저가 시장은 토지거래허가제 여부와 상관없이 거래가 활발합니다.
시장은 이미 가격이 아니라 살 수 있느냐 없느냐의 국면으로 넘어왔습니다.
금리가 4.5%를 넘어도 매수세가 꺾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자 부담보다 지금 안 사면 더 비싸진다는 심리가 훨씬 강합니다.
경제는 심리이고 주택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며칠 전 있었던 한국은행 금통위 백브리핑에서 나온 발언이 인상 깊었습니다.
정책이나 구두 개입이 아니라 실제 수급이 개선되는 것이 확인돼야 시장이 움직인다는 취지였습니다.
환율 이야기였지만, 주택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정부가 어떤 공급 확대책이나 규제책을 내놓아도, 시장참여자들이 체감하는 공급매물이 늘지 않으면 매수심리는 약해지지 않습니다. 지금은 정책이 시장을 움직이는 단계가 아니라, 시장이 정책을 무시하는 단계에 가깝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매물 잠김을 더 심화시키고 있다
공매물을 늘리기 위해 가장 먼저 손대야 할 부분은 토지거래허가제입니다.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지역은 전면 해제가 필요합니다. 만약 15억원 이하 중저가 시장만 선별적으로 해제한다면, 풍선효과는 지금보다 훨씬 넓게 번질 가능성이 큽니다.
비토허제 아파트를 팔아 토허제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들은 기다리기보다 추격 매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매도자는 호가를 더 올릴 것이고, 결과적으로 가격은 다시 한 번 밀어 올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재건축 시장은 구조적으로 매물이 사라지는 구간이다
중층 재건축 시장을 보면 상황은 더 분명해집니다.
잠실주공5단지, 목동신시가지, 여의도, 개포주공 일대는 사업시행인가와 조합설립인가를 전후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에 들어가면서 매매시장이 닫히고 있습니다.
이 상태는 짧아야 3년, 길면 그 이상 지속됩니다.
분당과 평촌 같은 1기 신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는 매물이 사라지고, 거래는 사실상 멈춥니다
이 시기에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는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열려 있는 시장으로만 수요가 집중됩니다.

2026년은 공급이 동시에 줄어드는 해다
26년은 인허가, 착공, 분양, 입주 물량이 동시에 감소하는 드문 구간입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도 예외가 아닙니다. 특히 서울 토허제 지역은 분양과 입주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이 상황에서 전월세 세입자들은 계속 기다릴 수 없습니다.
전세난과 분양난이 길어질수록, 결국 매매시장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은 시장의 핵심 변수다
내년 5월 종료 예정인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매우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이를 연장하지 않는다면, 시장에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집니다.
중과세율 20~30%를 감수하면서 급히 팔 이유가 다주택자에게는 없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매수심리가 강한 시장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결과적으로 규제지역의 핵심 아파트는 시장 밖으로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증여도 마찬가지입니다.
증여취득세 중과에도 불구하고 핵심 입지 아파트는 자녀에게 증여되며 최소 5년 이상 매매시장에서 이탈합니다.
이 또한 공매물을 줄이는 요인입니다.
유동성과 환율은 자산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환율이 쉽게 잡히지 않는 이유도 심리입니다.
원화 가치는 지난 몇 년간 크게 하락했고, 통화량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환율이 오를수록 실물자산, 특히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강해집니다.
실물 경기가 좋지 않아도 강남과 핵심 입지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시장은 이미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일부 자산은 상상 이상의 가격을 향해 가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대치 은마, 압구정 현대아파트 같은 초핵심 단지들은 단순한 가격 논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유동성과 희소성이 결합된 자산은 시간이 갈수록 다른 자산과 완전히 다른 궤적을 그리게 됩니다.
이 흐름이 과장처럼 보인다면, 과거를 한 번 돌아보면 됩니다.
당시에도 말이 안 된다고 했던 가격들이 지금은 현실이 되어 있습니다.
이재명정부의 확장재정 정책으로 지난 9월부터 통화량(M2)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16일 발표한 25년 10월 M2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8.7%로 증가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원화 가치는 22년 대비 무려 40%나 떨어졌습니다. 환율이 상승할수록 아파트값은 상승하고 있습니다.
26년을 앞둔 지금, 시장참여자라면 정책 발표보다 매물의 흐름과 심리의 방향을 먼저 봐야 할 시점입니다.
어느 위치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그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시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분명히 읽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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