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아파트 시장을 보면 매매든 전세든 월세든 선택지가 점점 줄어드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10월 15일 대책 이후 온라인에서 ‘진격의 거인’에 빗대어 서울 부동산을 표현한 짤이 유행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겠죠. 규제가 나올수록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을 중심으로 한 핵심 지역은 더 단단해졌고, 외곽이나 대안 선택지는 오히려 더 팍팍해졌습니다.
서울 안에서 거주를 선택하는 방식은 크게 매매, 전세, 월세 세 가지입니다.
문제는 지금 이 세 가지 모두가 녹록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미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간극
서울 아파트 가격 분포를 보면 이 간극이 숫자로 드러납니다.
서울 아파트 상위 20퍼센트에 해당하는 5분위 평균 가격은 평당 약 9,600만 원 수준입니다. 국평 기준으로 계산하면 30억 원 안팎입니다.
서울에 있는 아파트 다섯 채 중 한 채가 이 가격대라는 뜻입니다.
그 아래인 4분위, 즉 상위 20에서 40퍼센트 구간도 평균 17억 원 전후입니다.
여기에 최근 분양가를 대입해 보면 더 체감이 됩니다.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1제곱미터당 평균 분양가격이 약 1,525만 원입니다. 계약면적 115제곱미터로 계산하면 17억 5천만 원이 나옵니다.

이 숫자를 2030세대 월평균 흑자액 124만 원과 비교해 보면 구조가 보입니다.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1,411개월, 약 117년이 걸립니다.
결국 이 시장은 근로소득만으로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가 되어버린 겁니다.

그래서 전세로 몰렸고, 그마저 막혔다
이 구조에서 자연스럽게 선택되던 대안이 전세였습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약 7억 원 수준입니다. 평균치라는 걸 감안하면 체감 전세금은 더 높습니다.

과거에는 전세대출이 70에서 80퍼센트까지 가능했기 때문에,
본인이 가진 자산 규모에 따라 어떻게든 서울 전세 진입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경로가 사실상 막혔습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세도 더 이상 완충 장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상황입니다.
부채가 많은 현실이 말해주는 것
최근 방송이나 상담 사례를 보면 소득이 적지 않은 사람도 순자산은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습니다.
월 1,000만 원 이상을 벌어도, 적극 자산보다 소극 자산이 더 큰 구조입니다.
상속이나 이혼 과정에서 자산과 채무를 분리해서 보면,
의외로 많은 가구가 자산보다 빚이 더 많은 상태라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현재의 자산 상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선택이 누적된 결과이기 때문에,
미래가 된다고 해서 자동으로 나아지지 않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과, 돈을 쌓아두는 건 전혀 다른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서울 아파트 월세는 언제부터 이렇게 올랐나
많은 분들이 최근 대책 때문에 월세가 오른다고 생각하지만, 흐름은 조금 다릅니다.
10월 15일 대책으로 갭투자가 차단되면서 전세 매물이 줄고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월세 급등의 시작점은 더 앞입니다.
KB 기준으로 보면 명확한 변곡점은 2020년 7월 10일 대책, 즉 임대차 3법 시행 이후입니다.
이후 서울과 수도권 월세지수는 꾸준히, 그리고 가파르게 상승해 왔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 변동률은 작년 연간 2.86퍼센트 상승,
올해는 11월까지 이미 3.29퍼센트 상승했습니다.

이걸 월 단위로 쪼개 보면 더 충격적입니다.
10월 전월 대비 0.64퍼센트, 11월 0.63퍼센트 상승입니다.
2015년 이후 데이터 중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전세는 줄고, 월세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
전세와 월세는 원래 비슷한 흐름으로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 공식이 깨졌습니다.
고금리 장기화, 보유세 부담, 전월세 전환율 상승이라는 환경에서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세보다 월세가 훨씬 유리한 구조가 되었습니다.
전세는 잔금이라는 데드라인이 존재합니다.
상황에 따라 급하게 가격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월세는 보증금이 적고, 시점에 대한 압박이 거의 없습니다.
임대인이 원하는 조건을 유지하기 쉬운 구조입니다.
그 결과, 임차인은 선택지가 줄어들수록 임대인이 제시한 가격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체감되는 월세 수준은 이미 한계를 넘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현재 약 147만 원 수준입니다.
2017년에서 2018년 평균이 100만 원 안팎이었던 걸 감안하면 50퍼센트 이상 상승한 셈입니다.
노원이나 도봉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인식되던 지역도
국평 기준 월세가 200에서 300만 원 수준입니다.

상위 입지 아파트에서 거주하려면
이제 월 500만 원 이상의 고정 주거비를 감당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 수치가 쉽게 내려갈 것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갈비탕 가격이 한 번 올라가면 다시 내려오지 않는 것처럼,
주거비 역시 한 번 올라간 물가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돌아온다
이 구조에서 중요한 건 단순히 “비싸다”가 아닙니다.
내 소득 구조가 이 주거비를 따라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입니다.
발전이 아니라, 유지만 해도 버거운 구간에 들어왔습니다.
서울에 계속 거주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월세 구조를 어떻게 감당할지,
그리고 그 선택이 내 삶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말쯤 한 번은 차분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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