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다주택자 이야기
안녕하세요. 제가 가끔 보고 인사이트 얻는 신사람님 블로그에 좋은 글이 있어.
제가 보관하고 읽으려고 올립니다.
최근에 집값 상승세가 가장 가파랐던 시기로 언제를 기억하시나요.
저는 2021년도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감당 가능한 범위를 넘어선 종부세 때문이었는데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다주택자들이 2021년을 근래 가장 힘들었던 한 해로 기억하고 있지요.
그래서 이 시기 이 모임을 '종부세 1억 클럽'이라고 부르기도 했었습니다.
자조 섞인 명칭이지요.
오랜만의 만남이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나 봅니다.
오늘은 강남 다주택자들이 바라보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다양한 주제들로 이야기를 나눠 봅니다.
공개방에서 나눈 이야기도 각색하여 같이 묶었으며, 편히 읽으시도록 대화체로 진행합니다.
강남 다주택자들이 바라보는 현재 부동산 시장
다주택자들은 제3자의 관점에서만 현재 부동산시장을 바라본다 이야기하는데,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야.
물론, 2020년 7월 11일부로 다주택자는 취득세 중과로 운신의 폭이 줄어든 건 사실이야.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구입 시, 2주택은 8%, 3주택 이상, 법인 및 공시가 3억 이상 주택의 증여 취득은 12 %로 중과되었고, 비조정대상지역은 2주택까지 종전 세율인 1~3%가 유지되었지만, 3주택부터 8%, 4주택부터는 12% 중과가 시작되었어.
2020년은 시장이 한창 뜨거웠던 시기라, 다양한 틈새전략들이 등장했지.
그중 하나가 관리처분인가가 난 비조정대상지역 입주권이었는데, 여러 가지 장점이 있었어.
당장 재당첨 금지의 우려가 없고 토지에 대한 취득세만 내면 되기 때문에 취득세 중과를 회피할 수도 있었지.
당시 법인 매물들이 다수 출회하기도 했었고.
그런 관점에서, 현재 다주택자의 입장이 둘로 나뉘는 게 사실이야.
첫째는 지금 먹을게 제일 많은 재개발로 들어가야 된다는 입장
둘째는 추가 포지션 확대 없이 똘똘한 2주택 이하로 정리해야 된다는 입장
내 경우는 특례주택과 임대주택이 있어서 현시점에선 똘똘한 2주택 이하로 주택수를 줄이고 비주택 포트를 키우자는 입장이야.
결국, 내가 고민한 건 두 가지다.
먼저 대한민국의 패러다임 리스크.
이건 이미 지난 포스트에서 이야기했어.
그 다음은, 담보력에 대한 고민이야.
다주택을 포기하는 건 담보력을 포기하는 것과 같지.
예를 들면 이런 거지.
계약갱신청구권 고려해도 매년 전세보증금 증액분이 2~3억씩 현금흐름처럼 들어오는데 사실 이거 끊기가 어렵거든.
그런데 사실 문재인 정부 때는 이런 의사결정 자체가 불가능했던 건 알 거야.
2018년 4월 1일부터 양도세 중과였잖아.
팔지도 못하게 묶인 상태에서 종부세도 세게 맞았지.
그래서 양가감정을 느끼는 거야.
팔자니 담보력이 아쉽고,
버티자니 패러다임 리스크에 노출되는 것 같고.
결국, 일부 자산을 정리한다면 어디서 담보력을 추가로 확보할지가 관건이 되겠지.
초고가주택 실거주로 해결할지, 근생 포트폴리오를 추가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중요한 건 난 적어도 현금을 들고 있진 않을 거란 사실이야.
지난 정권에서 패러다임 리스크를 경험해 보니 그나마 대응되는 게 실물 자산이더라고.
패러다임 리스크에 있어선 적어도 나는 오픈 엔드(open-end)야.
가능성을 열어두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야.
반포 신축 독주장의 시사점
지금은 아크로리버파크, 원펜타스와 원베일리를 위시한 반포 신축의 독주장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만 우선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는 추세고, 금리 피크아웃이 예상됨과 함께 압구정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진 게 트리거가 되었다고 보고 있어.
여기에 핵심 대장 지역 중 반포만 토지거래허가제에서 빠진 것도 일부 영향이 있었겠지.
네가 반포가 왜 오르는지 아직 그 로직을 알지 못한다면 그냥 그 상품은 안 건드리는 게 낫다고 봐.
왜 오르는지 모르고 사면 떨어질 때 멘탈부터 무너지는 경우가 많거든.
다만 내가 아이디어를 하나 주자면,
이 시점에서 차라리 압구정 로데오나 청담동 근생 빌딩을 돌아 보는 것도 좋아보여.
왜냐면 압구정 토지대가 반포 신축 신고가 기준으로 리벨류에이션되는 중이거든.
물론 압구정 로데오나 청담동 근생들은 레버리지까지 고려하면 수익률은 형편없는 경우도 많아.
그래서 잘 골라야지.
네가 '토지대 리벨류에이션'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생각해 본다면,
올 상반기 반포 신축과 압구정 재건축의 퍼포먼스는 분명 핵심지 근생 검토시에 시사점이 많은거지.
업사이드 포텐셜(자산가치 상승 가능성)을 보고 핵심지 아파트를 추격매수하려면 가급적 안전마진부터 찾아야 된다고 봐.
반포는 분명 최고의 주거 단지야.
하지만 속보로 뜨는 실거래 표본이 현재 극소수라는 점,
그리고 상방 또한 열려 있어서 벤치마크 삼을 만한 단지 자체가 극소수라는 점도 같이 고려해야겠지.
하이퍼 하이엔드를 벤치마크로 잡을 수도 없는 현실이잖아.
현재 반포 매수세의 상당수는 풀 레버리지로 접근하는 맞벌이 전문직들이야.
그런데 현재가 금융 규제 초입인 점도 마음에 걸려.
반포는 상단이 열려 있어서 큰 이익을 낼 수도 있는 상품이지만,
충분한 안전마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나 같은 투자자가 다가가기엔 조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잊지말자. 안전마진.
물론, 나는 한강의 가치를 대한민국 시가총액에 연계해서 바라보기 때문에 그 희소성을 높이 사.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한강뷰를 키워드로 둔 상품을 하나 정도 보유해야 된다고 생각해.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일부 다주택자들이 여전히 한강뷰가 될 물건들을 찾아다니고 있는 것도 설명이 되는 거지.
나는 이렇게 생각해.
2020년 초신축장의 모습이 2024년 지금도 보이는 것 같아.
그라시움을 필두로 고덕동이 최근에 급등했던 걸 알고 있을 거야.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게 고덕동은 지난 2~3년 동안 다른 지역 이상으로 골도 깊었거든.
2024년 역시 초신축, 특히 반포와 같이 상단이 열려있는 지역들은 계속 주목받게 될 거야.
단, 추격매수로 방향을 잡았다면 꼼꼼하게 주변 시세를 재검토해 보길 권해.
25만 원 민생회복 지원금
전 국민에게 25만 원을 지원하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이하 지원금) 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더라.
물론 대통령의 거부권이 남아 있지만, 민주당 바람대로 25만 원이 전 국민에게 뿌려지면 어떤 일이 생길까.
우선 문재인 정부 당시처럼 돼지고기 목살 가격부터 오르겠지.
사실 25만 원이라는 지원금을 뿌린들 자산 시장에서의 대중의 구매력엔 큰 영향이 없겠지.
25만 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전체 규모, 즉 13조 원이 뿌려지는 게 중요한 거야.
돈을 뿌린 만큼 돈이 흔해지는 게 문제겠지.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누가 궁극적으로 이길까.
지난 상승장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만 화폐가치가 절하되면서 결국 누가 웃었니.
희소성 있는 실물 자산, 그리고 달러 표시 자산을 많이 들고 있는 플레이어가 이기는 게임이었지.
너나 나나 그나마 실물 자산을 들고 있었으니 지금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겠지.
25만 원 지원금은 비유하자면 바닷물 같은 거야.
지원금이 풀리면 대중들이 알아서 스스로 바닷물을 마셔대기 시작할 거야.
바닷물은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타잖아.
그래서 결국 어느 시점엔 우물을 찾게 돼.
우물이 뭐겠어, 실물 자산이지.
우린 그냥 지금처럼 우물만 지키고 있으면 된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문재인 정부는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금 명목으로 총 7차례에 걸쳐서 61조를 썼어.
그땐 다들 행복하게 잘 썼지.
아니, 정확히는 당연히 받아야 되는 돈이라고들 생각했지.
그리고 머지않아 재난지원금은 재난으로 돌아왔어.
자영업자들은 치솟는 인건비와 재료비로 원가 대응이 안되는 상황에서 임대료까지 오르니 매장을 접기 바빴지.
알바라도 하려고 보니 최저임금을 인위적으로 올려서 알바자리도 쉽게 나질 않아.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라며 직장인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실질 소득 감소를 체감했어.
국민들 대다수가 가난해지는 과정이었던 걸로 기억해.
사실 재난지원금은 대부분이 우리 세금이었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종부세를 냈었지.
2021년이 가장 심했던 것 같다.
우린 그때 속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욕했지만, 한편으로는 표정관리도 했었어.
자산가들은 인플레이션 덕분에 화폐가치 하락분을 초과하는 수익을 실물 자산 보유로 거둬드렸지.
여기에 화폐가치 하락으로 부채의 실질 규모도 감소한 건 말할 것도 없고.
늘어난 이자비용은 임대료 증액으로 대응이 됐지.
'큰 부자가 작은 부자를 집어삼키는' 고원 금리 지대에서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럭저럭 잘 버텨냈지.
그런 의미에서 25만 원 지원금이 살포되길 내심 기대하는 자산가들도 있다는 걸 명심하자.
지원금 관련해서 벌써부터 설왕설래가 많더라.
외국인들은 왜 주냐. 지역사랑상품권 말고 현금으로 주면 안 되냐. 주식 물렸는데 언제 줄 거냐.
어떤 이들은 자신이 왜 가난하고 왜 자신이 갱생 불가능한 인간인지 몸소 증명한다.
우물 찾기를 포기한 대중들은 이제 또 다른 바닷물을 요구할 거야.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우물만 잘 지키며 기다려야겠지.
자본주의에서는 우물을 품지 못한 이들이 우물 가격을 결정하는 일이 생각보다 흔해.
그 우물이 희소하다면, 그리고 인플레이션 상황이라면 이런 경향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난 그런 시나리오를 생각해 본 적이 있어.
대한민국이 한 번쯤 다시 좌파로 넘어갔다 10년 정도 그레이트 리셋을 거친 뒤 재부팅되는 시나리오.
이미 유럽이 좌파로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지는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이 충분히 증명해 냈지.
일반적으로 우파는 노력의 대가로 확실한 경제적 부를 약속하는데 반해,
대한민국은 그간 우파가 이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해.
기성세대 틈바귀에서 작은 성공 하나 경험해 보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실패하면 바로 한 가족이 나락 갈 수 있는 정글 같은 삶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많아.
성공도 쉽지 않은데, 실패 이후의 삶은 더 쉽지 않은 조선 반도의 삶.
행복이 성적순은 아니지만, 불행은 대체로 성적순인 나라.
그러니, 가진 게 없는 이들에게 그레이트 리셋만큼 달콤한 제안은 없을 거야.
그래서 난 그 측면 자체는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야.
하지만, 그게 한 인간이 좌파로 사는데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보진 않아.
사람이 사춘기를 겪는 것처럼, 나는 시대도 당연히 사춘기를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해.
생각보다 많은 자산가들이 대한민국의 패러다임 이슈를 놓고 중장기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는 게 사실이지.
그렇지만, 투자자는 위기의 순간에서도 기회를 찾아야 된다고 봐.
자산 시장에서 개인이 바꿔 나갈 수 있는 부분들을 하나씩 바꿔 나가보자.
사람 사는 이야기
자산을 일구고 나면 나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지지.
욕망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고 봐.
정확히는 눌러놨던 욕망이 고개를 드는 거지.
인정도 받고 싶고, 과시하고 싶어져.
사치도 부려보고 싶지.
나라고 그런 적이 없겠니.
내 실패 사례를 이야기해 볼게.
수십 년간 고대했던 재정적인 목표를 모두 달성한 시점이 있었지.
그때 나는 트로피를 원했던 것 같다.
성공을 인정받고 싶었겠지.
오랜 시간 기다린 새 차도 출고 받고, 백화점 실적도 부지런히 챙기며 무의미한 소비를 즐겼지.
피부관리와 마사지는 굳이 하차감 좋은 동네의 가장 좋은 호텔을 선택했어.
그땐 그게 행복인 줄 알았어.
그런데 그 행복이라고 믿었던 게 두어 달 후에는 지독한 우울증으로 돌아오더라.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나서 목표를 잃은 한 인간의 모습은 구차하더라.
방향성이 없어지니 난 표류했고, 인간 자체가 부패하기 시작했지.
그 당시엔 스스로가 거들먹 거렸던 걸로 기억해.
나는 그때의 글들을 굳이 지우지 않았어.
평생 잊지 말아야 할 실패 사례니까.
천만 다행이었던 건 부패한 투자 마인드 셋으로 추가 부지 매입을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이야.
그때 날 살린 건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인생 체크리스트였어.
나는 내 인생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분기에 한 번씩 인생 체크리스트를 돌려봐.
특정 수치 이하로 내려가면 인생에 큰 위기가 오고 있다 보고 개선책을 찾는 거지.
어릴 적부터 만들어 놓은 이 좋은 습관이 지난 하락장 때 날 살렸다고 믿어.
체크리스트는 특별한 것도 없어.
구두는 반짝이는지,
피부는 깨끗하게 관리되는지,
신체는 건강하게 유지되는지.
책장은 깨끗한지,
마지막 일기는 언제였는지,
이 5가지야. 직관적이지.
인간이 부패하면 먼저 몸에 먼지가 앉아.
그 뒤에 주변에 먼지가 쌓이고, 마지막으로 영혼에 먼지가 쌓이게 돼.
그리고 그 시기, 나는 이 5가지 중 세 가지가 망가져 있었지.
이제는 뭐가 중요한지 희미하게나마 깨닫게 된 것 같아.
차는 그저 기계일 뿐이고, 백화점 카드는 플라스틱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걸 깨닫고 난 뒤에 빛이 보이더라.
새로운 목표가 보였고, 목표를 찾고 나니 비로소 행복이 보이기 시작하더라.
나는 이 모든 과정이 부를 쌓다 보면 자산가들에게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통과의례라 생각해.
나뿐만 아니라 상당수 자산가들이 공통된 경험을 했지.
가져봐야 그 가치를 아는 게 아니더라,
가져봐야 그 '가치 없음'을 알게 되는 거지.
이 통과의례를 지나면 재밌는 사실을 하나 배우게 돼.
최고의 사치는 내가 그동안 일군 모든 성과와 부를 숨기고 대중들 속에서 검소하고 겸손하게 사는 거더라.
나는 이것만큼 황홀하고 짜릿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아.
너 또한 꼭 경험해 보길 바란다.
없는 사람의 있는 척과 있는 사람의 없는 척은 그 가치가 달라.
있는 사람의 없는 척은 고급 진 유머가 되고 모두를 즐겁게 만들거든.
그러니, 미디어를 통해 배운 부자에 대한 프레임을 버리면 좋겠다.
실제로 압구정이나 반포동에 놀러 가면 어르신들은 하나같이 인자하시고,
어른들은 대체로 매너가 좋고 아이들은 밝아.
왜 그럴까.
부자는 잃을 게 많잖아.
그러니 평소에 튀는 행동을 하질 않지.
미디어가 날조한 부자에 대한 인식 때문에라도 부자는 행동 하나, 말 한마디에 굉장히 신중한 편이야.
세상 사람들은 잃을 게 없는 사람과 모든 걸 잃은 사람을 주로 두려워하지만,
나는 말을 신중히 하는 사람을 가장 두려워해.
부자는 이 순간 바로 네 옆에 있어.
말을 하지 않을 뿐이지.
그리고 언제나 잊지 마.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건 너의 관점이야.
요약:
- 다주택자 전략은 관처난 입주권을 통한 포지션 확대 vs 똘똘한 2주택 이하 포지션 축소로 갈리는 중
2. 주택 포지션을 축소하더라도 현금을 들고 있어선 안되며 실물자산으로 포트를 구성해야 함
3. 재난지원금은 대중의 구매력만 약화시킬 뿐 실물자산 보유자가 마지막에 웃음
4. 인간의 영혼이 부패할때, 체크리스트가 그를 되살릴 수 있음
5.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관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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